골목길 멈추던 첫 안녕을 기억하오
그날의 끄덕임을 난 잊을 수 없다오

길가에 내린 새벽 그 고요를 기억하오
그날의 다섯시를 난 잊을 수 없다오

반듯하게 내린 기다란 송눈썹 아래
모프시도 사랑히 저거든 글씨들

잇따금 불러주던 형편없는 휘파람에
그 모든 나의 자리에 나 멈울러 있다오

아끼던 연필로 그어논은 밉줄 아래
우리 둘 나란히 저거든 이름들

무심한 걱정으로 묻어주던 신발끈에
그 모든 나의 자리에 나 멈울러 있다오

좋아했던 봄 노래와 내리는 눈송이에도
어디보다 그대 안에 나 멈울러 있다오

나 멈울러 있다오 그대 울지 말이오